서울 서대문구 신문로에는 전통 마을을 되살린 ‘돈의문 박물관마을’이 있다.
 

이곳 볼거리 중에 서울 성곽길을 하늘에서 둘러보고, 조선시대 한양 생활상을 둘러보는 VR(가상현실) 상영관이 있다.

서울 성곽길 투어는 독수리 날개 위에 올라타고 서울의 성곽을 한바퀴 둘러보는 체험이다. 서울 도성의 서쪽 문이었던 돈의문에서 독수리 날개를 타고 출발해 인왕산 성곽을 둘러 보고 동쪽의 낙산 흥인문을 거쳐 남산 성곽을 내려와 남대문인 숭례문을 보여준다.

실제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으로 공중에서 내려다 보는 영상이 실감나는데 마치 독수리 날개 위에 올라타고 성곽을 내려다보는 아찔한 즐거움이 있다.

의자가 좌우 전후로 움직이면서 요동을 치니 담이 약한 분은 멀미하기도 한단다.

머리에 씌우는  VR고글의 투박함도 영상이 비교적 선명해 견딜 만하다.

조선시대 생활상을 낮과 밤을 엮어 보여주는 VR은 돈의문을 넘어 들어가 성곽을 넘나들면서 눈 아래 장터가 열리고, 서당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이 보이며, 야간에는 집집마다 호롱불을 켜놓고 정겨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인다.

마치 500년 전 생활로 돌아간 듯 싶다.

이렇게 디지털 기술은 우리에게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허물어 버리고 과거로 미래로 또 하늘에서 물속까지 극한의 환경도 불사하고 실감나게 보여 준다.

기술발달로 섬세한 변화를 그대로 실감나게 재연해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은 이제 교육 문화 엔터테인먼트의 핵심 디지털 기술이 되었다.

이러한 디지털 기술은 인간의 뇌처럼 생각하고 판단하고 훈련을 거쳐 진화하면서 인공지능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에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 교육이 확산되고 있다.

보통 인터넷 강의 (줄여서 ‘인강’) 방식은 화면을 열면 녹색 칠판 앞에 서 있는 강사가 무표정한 표정으로 주어진 정보나 지식을 주어진 시간 안에 늘어 놓는다.

내용도 따분하지만 꼭 들어야 하겠다는 강한 동기부여가 없으면 싫증 내기 쉽다.

자연 동영상은 켜 놓지만 몰입하지 못하고 딴청을 부리면서 학습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제 인공지능이 확산되면서 인터넷 강의도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전문강사 보다 더 많은 지식과 더 많은 경험을 학습한 인공지능은 독특한 아바타 를 앞세우며 1-1 이 아닌 일 대 다수의 강의와 교육을 수행한다.

다수이 학습자를 상대하지만 일방적인 교육이 아니고 학습자 각 개개인의 능력과 학습 진도 취향 태도 등을 감안한 개인별 맞춤형 교육을 동시에 실시하면서 참여도를 높이고 만족도 높다고 한다.

그동안 교육 훈련 산업은 강사 중심의 일방적인 지식과 경험 전달방식으로 공급자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학습자인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각 개인은 편차가 심하다. 지식의 질과 양도 다르고 학습 진도도 다르다.

어떤 사람은 언어 습득이 빠르고 대신 논리적인 단어의 구성에 약한 반면 다른 사람은 패션이나 스포츠 내용을 좋아하고 수학이나 물리 같은 딱딱한 내용을 싫어한다.

이런 개개인의 취향을 파악해서 개개인이 좋아하는 분야별로 학습내용을 맞추어 제공한다면 몰입도는 한결 높아지고 학습효과도 좋아진다.

과거에는 공부 잘하는 명문대 대학생이 가정교사로 방문해서 1:1로 가르쳐왔다.

그러나 이 역시 공부 잘해본 공급자 중심의 지식전달방식이기 때문에 따라가는 학생은 재미가 없거나 몰입하지 못하면 학습효과가 안 나온다.

인공지능은 학습자와 대화 하면서 학습자의 자세나 눈동자 몸짓 등을 파악하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느 수준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거기에 따라 맞춤형 교육 제공이 가능해지고 진도 속도 조절이 필요해진다.

누구든 자기가 좋아하는 주제에 관심을 보이기 마련이고 난이도 조절로 문제 풀이가 쉬워지면 성취감이 자신감으로 변하면서 몰입도가 올라간다.

베트남에서 한국어가 제1 외국어로 인정되면서 이러한 인공지능 방식의 학습 효과를 올리는 교육이 붐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교육은 굳이 베트남에 사무실을 차리지 않아도 된다.

원격으로 세계 어느 곳이든 그 시간에 맞춰서 교육을 할 수 있고 심지어는 인공지능 강사는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전 세계 어디서나 24시간 연결이 가능해진다.

바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어지고 시장과 효과는 무한대로 커지게 되었다.

자동차도 전기차를 넘어 이제는 핵심 기능이 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 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품귀로 전 세계의 내노라 하는 자동차 회사들이 재고가 바닥이 나고 있지만 이 원인은 바로 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 핵심인 반도체 품귀에 있다.

자동차는 그동안 철강금속과 기계산업으로 분류되어 왔다.

엔진 트랜스미션에 각종 제어 전자 부품 등 수많은 부품생산업체를 연결하여 협력업체들과 거대한 클러스터를 구성하면서 핵심 산업이 되었다.

그러나 의자 본넷은 물론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활용이 높아지고 내외장재 많은 부분이 화학 제품으로 대체되면서 화공산업이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 이후 각종 제어 전자장치가 확대되고 대형모니터도 휴대폰과 맞물려 모바일 제어 및 인터넷 연결이 기본이 되면서 디지털 산업이 핵심 산업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이제 자동차에서 디지털 부품과 디지털 소프트웨어를 빼 놓으면 자동차로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는 운전사가 필요 없는 자율주행 시대로 경쟁을 하고 있고 도로 위에서만 주행하던 방식에서 드론방식 즉 공중으로 날아서 이동하기 시작하였다. 

지금까지 2차원적으로만 움직이던 자동차는 미래 사회에서는 3차원으로 움직이고 이동 순간순간 모든 정보가 디지털로 활용되면서 스마트화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자동차 산업에서 역시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허물고 있다. 디지털화를 위한 긍정적 발전이다.

이제 디지털을 활용한 인류의 꿈은 생명공학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백신을 비롯한 치료예방제는 물론 유전자 공학으로 종의 개량을 시도하고 있고 면역력 증강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화 기술은 이 모든 노력에 에너지를 공급해주고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터는 그 실현을 앞당기고 있다. 

이제 인간의 꿈은 지구 밖으로 나가는 우주여행 시대를 개척하기 시작하였다.

세계적 부자인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이 이런 우주 여행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디지털화 기술의 발달로 이루어지면서 인간의 능력을 제한하던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무한한 성장과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이런 디지털 기술의 인류 생활에 대한 기여는 필연적으로 어두운 그림자도 드리우고 있다. 이것은 마치 빛과 그림자 같은 양면성을 지닌다

디지털시대에 수많은 기기 장비나 시스템 컨텐츠들은 워낙 간편하게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고 재미가 있어 늘 구미가 당긴다.

대부분 시청각으로 오감을 만족시켜주는 자료들은 굳이 깊이 생각하거나 따져 볼 겨를이 없다. 그저 매순간 널려있는 정보들을 골라보고 재미있으면 “좋아요” 누르고 재미없으면 그냥 넘겨버리면 그만이다. 다시 돌아 볼 여유도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모든 결정은 매순간 순식간에 일어나고 사라진다.

때로는 일부 내용들을 의도적으로 각색해서 사실관계보다는 일방적인 매도로 대중의 관심을 끌려는 찌라시 성 자료들이 범람하게 된다.

이런 오용된 정보를 접하는 많은 사람들은 그 내용의 진실이나 피해자의 의견을 물어보는 균형감은 커녕 돌아 볼 여유조차 느끼기 어렵다. 그냥 순간적으로 ‘그런가 보다’ 정도로 받아들이고는 그동안 쌓았던 이미지에 다른 색상을 덧칠하고는 그만이다.

그러나 이렇게 말초적이고 감각적이고 순간적인 정보 만족은 필연적으로 오해와 선의의 피해자 피해를 낳고 있다

SNS의 발달로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수많은 정보를 접하게 되었다. 유익한 내용도 많지만 확인되지 않은 걸러지지 않은 무책임한 내용도 많다

이런 무책임하고 걸러지지 않은 내용들일수록 제작배포하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편집되고 각색 되어서 불편한 오해를 낳게 된다.

최근의 어떤 가게에서 7만7000원 어치를 먹고 돈을 안내고 도망간 소위 먹튀 사건이 며칠째 인터넷을 달구었다.

이런 내용이 SNS에 꾸준히 올라오고 조회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하는 공분을 사는 경우도 있고 "저런 경우도 있구나" 하는 호기심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의할 것은 사실 여부이다.

두 당사자 간 양방의 이야기를 듣고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짚어내는 과정은 현재 SNS상에는 없다.

SNS 자체가 사실 지극히 일방적이다. 한번 단톡방에 올려 인터넷을 타면 순식간에 전세계로 퍼져 나간다. 작성자가 부정적으로 올리면 모든 사람은 나쁜 면만 갖고 판단하게 된다.

며칠 지난 다음 반전이 이뤄졌다.

실제로는 돈을 카드로 지불했는데 점원이 실수로 다른 테이블 비용으로 계산하고 그런 과정에 고의인지 실수인지 돈을 안 낸 것으로 인터넷에 올라 오게 되었다고 한다. 이 이후에 양쪽이 다 피해자가 된다.

돈을 제대로 내고도 억울하게 누명을 뒤집어쓴 이용자는 당연히 1주일 내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반전이 이루어지자 가게 주인은 제대로 확인도 안 하고 올렸다고 또 뭇매를 맞는다.

우리는 남에게 돌을 던지기를 좋아한다. 자기에게 날라오는 돌은 피해가거나 거칠게 항의하는 방법밖에 없다.

돌을 던지기 이전에 시비를 가리고 상황을 파악하는 필요하고 간단한 절차는 없다.

왜 그럴까? 디지털이 때문에 그렇다.

디지털은 시간을 다투어 정보가 올라간다. 매순간 전 세계적으로 수억 개의 정보가 올라온다.

어떤 사실에 대해서 일일이 양쪽 얘기를 듣고 확인하고 시비를 가를 시간과 인내 여유가 없다.

그건 재미있는 과정이 아니다. 흥미를 끌지도 않는다. 그냥 ‘~카더라’ 라고 올리면 그 자체로 재미있다.

순식간에 인터넷에 확산되고 단톡방은 각종 댓글로 뜨거워진다. 그런 과정을 즐기는 경우가 많아진다.

반대되는 반박문 이 올라오면 또 그것에 대해 단톡방이 시끌거리고 이 사람 저 사람 입에 올리면서 바뻐진다.

그러나 이 역시 그걸로 끝이다.

도덕적으로 누가 옳고 문제가 무엇이었고 재발 방지 대안은 무엇인지 하는 논의는 거의 없다.

구체적인 과정은 너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니 우선 순위에서 빠지고 대부분 남의 일일 뿐이다.

그 시간에 손가락으로 화면 몇 페이지만 넘기면 더 좋은 더 재미있는 정보가 수없이 쏟아진다. 시간을 허비할 이유가 없다

이러한 인터넷 노마드의 특징은 우리 사회에 큰 문제를 남겨준다

과연 이렇게 겉만 보고 앞뒤 가리지 않고 어떤 사실을 적시하거나 임의로 댓글을 달고 매도하거나 ‘좋아요’를 눌러서 성원하거나 거칠게 육두문자를 써가며 반박문을 올리거나 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이런 식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우리 사회는 건강한 것인지?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간과할 수 없는 디지털화의 어두운 단면으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이런 겉보기 식 단순 말초적인 판단과 행동은 대인관계에서 점차 심해지고 있다

이제 곧 한국 정치판은 대선 정국으로 한동안 격랑을 겪을 것이다.

수많은 말들이 튀어나오고 걸러지지 않은 소문들이 꼬리를 물 지도 모른다.

머나먼 타국에서 온갖 어려움을 딛고 경제 활동에 매진하는 기업인들에게도 이 여파는 우려를 자아낸다. 

불필요한 편가르기와 상대편 험담은 자중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수많은 모임에서 불필요한 정치이야기로 분위가 와해되고 서로 감정을 상하는 일도 없어야 할 것이다.

특히나 한국에 대한 기대가 큰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서는 더더욱 정치이야기 보다는 경제적으로 서로 도움이 되도록 힘과 지혜를 모으는 일에 집중하고 서로 존중하며 배려하는 매너가 절실해 보인다.

이영기 교수

주요 경력 :

(현재) 베트남 국립경제대학교 (NEU) 방문 교수

- 베트남 FPT 대학원 MBA 교수

- 한국 산업정책연구원 (IPS) 교수

- Campus-K, 하노이 공유 오피스 공동창업

- KOICA 자문관, Global CEO Academy 주임 교수

- GE Energy Asia Pacific Senior Sourcing Leader 

- CCI (Global 기업) 한국 대표 – 기술영업으로 성장 수익 달성

- 한국철강 단조 및 에너지 본부장 – 사업부 영업부문 총괄 전무

- LS전선(현대양행, 한국중공업) 농기계사업부 창설

- 성신여자대학교 경영학과 (8년 강의)

교육 훈련 및 자격증: 

- FTA 관리사 겸 경영컨설턴트 (산업자원통상부 주관)

- 경영지도사 (마케팅)

- 4T CEO 녹색전문경영과정 이수

- 한국경영 3.0 CEO 과정 이수

- aSSIST 경영학 박사

- CPSM(국제구매조달전문가) 자격 인증 (ISM주관)

- 뉴욕주립대 Stony Brook 졸업 (기술경영 석사)

-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농공학과 졸업 (학사 / 기계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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