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겨울부터 이어진 글로벌 팬데믹의 여파로 베트남도 강제 봉쇄를 겪는 등 경제적 사회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한동안 공장까지 강제 봉쇄하면서 작업자들이 집에 가지 못하고 공장내에서 격리된 채 숙식과 작업을 진행하느라 고초를 겪기도 하였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일상이 코로나 이전으로 복귀된 듯 이 보인다.

실제 지난 6월달 하노이를 방문해 보니 식당이든 카페든 공연장이든 사람들로 복적이고 거리에는 다시 수많은 오토바이 물결로 가로질러 건너기가 망설여질 정도였다.

특히 주말에 박항서 축구신화로 유명한 하노이 미딩 경기장 주변 대형 카페를 찾으니 라이브 공연이 한창 진행중이었다. 150명도 넘는 젊은이들이 실내외를 가득 매워 음료수 배달이 어려울 정도였다.

라이브 밴드 실력이 좋아 분위기가 오르자 뗴창이 이어지며 젊음을 한껏 즐기는 모습이 부러울 정도다. 마스크 착용은 반도 안 되는듯 보여 오히려 더 조심하게 되는 분위기지만 현재 9천8백만명 인구에 코로나 확진자 발생은 일 평균 1,000여명에 불과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어찌되었든 베트남은 코로나를 넘어서 경제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제 동향

미중 무역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전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등 외부 환경이 여러 가지 악재로 예측불허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지만 베트남은 전반적으로 물가가 2% 내외의 안정을 이루고 환율도 미국 달러화 강세로 과거보다는 높아졌지만 여전히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 1분기 수출은 $885.8억으로 전년비 12.9% 성장하여 중국제조공장중 으뜸인 선전지역 수출량을 넘어섰다.

코로나 중에도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꾸준히 증가하여 주요 공단 지역은 공장용지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이며 외국인 주택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부동산시장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여전히 주식 채권 서민 아파트 등 자산 시장의 불안 요인이 산재하고, 금값은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기획투자부(MPI)는 상반기 회복세에 힘입어 금년 성장을 당초 목표 6.5%보다 높은 7.5%로 예상하기도 하였다.

세계은행(WB)도  2분기 초 5.3%로 예상하더니 7.5%로 올려 잡았고, 다른 국제기관들도 베트남의 금년도 경제성장을 긍정적으로 보면서 내년도에는 7%를 넘는 고도성장을 예견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원자재 등 물가불안 요인이 남아 있고 강제 봉쇄 및 물류 대란으로 많은 기업들이 도산하거나 휴업하면서 고용시장 불안 요인이 확대되고 있다.

시골에 사는 근로자들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도시지역 근무를 기피하면서 대도시 주변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IT 및 디지털 기업들이 앞다투어 투자를 확대하면서 관련 기술자들의 인력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14%로 예년에 비해 높지만 인플레이션은 관리 가능한 것으로 예상되고,  베트남 화폐인 동(Dong)화 환율도 미 달러화 강세에 맞물려 어려움이 있지만 환율방어 역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금년들어 우리나라 원화는 달러대비 10% 약세, 엔 12%,, 유로 14%, 위완화 4.5% 약세를 보이는 등 주요국 통화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베트남 동화는 외국인 투자 등 풍부한 달러 공급에 따라 2% 하락세로 선방하고 있다.

주식, 회사체, 부동산 등 자산시장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업종별 등락이 차별화되고 외국인 투자가 확대되면서 주택, 공장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다.

하노이, 호치민 등 대도시 인근 공단지역은 중국계 투자가 몰리면서 분양가는 가파르게 올라 땅을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2019년만 해도 하이퐁 공단 분양가가 $80/m2로 주변 시세($60~70/m2)보다 비싸서 분양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였으니 코로나 봉쇄기간 중에도 꾸준히 올라 $130 이하를 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럼에도 지난 2분기 GDP 성장률은 7..72%로 2011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것은 코로나로 위축됐던 경제가 제조업 및 건설 분야를 비롯하여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최근 탈중국화 및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최대 수혜국으로 서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아직도 스태그플레이션 등 글로벌 경제위기가 불안정하고 예측 불허인 상태에서 속단하기는 어려우나 대체로 베트남의 경제 회복에 대해 밝은 전망을 예측하는 기관들이 늘어나고 있다

ASEAN 시장

인구 6.5억명에 세계 4번째로 큰 시장인 아세안 경제블럭은 글로벌 경제위기 중에도 가장 주목받는 시장이다

역내국가 중에서 인도네시아가 GDP 1조 1,500억 달러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태국이 약 5.406억 달러, 필리핀 3,865억 달러 등 순위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베트남은 GDP 3,608억 달러로 싱가폴에 이어 5위를 보이지만 베트남은 1993년 이후 28년 동안 28배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2025년 이후에는 베트남이 인도네시아에 이어 아세안에서 2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보일 전망이다
 

1993~2022 아세안 국가 GDP / 출처 IMF

수출

지난 상반기 베트남의 수출은 1,859억 달러로 전년비 17.3% 성장하였다

이 규모는 중국 최대 제조업 중심지인 선전 지역의 수출액을 능가하는 것으로 상징적이다

그동안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서 전세계 공급망 구조에서 절대적인 위력을 행사하였다 그러나 미 중 무역갈등과 코로나 사회적 격리에 따른 공급망 붕괴, 글로벌 원자재 파동이 겹치면서 전 세계 무역 질서는 빠르게 자국 이익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1995년 이후 세계 무역질서의 주축이 된 WTO는 기본적으로 자유무역주의 정신에 입각하였으나 이번 글로벌 인플레 및 공급망 붕괴로 이어진 물류대란은 결과적으로 자국 이익 중심의 보호주의 무역으로 회귀하고 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반도체 부흥을 외치며 고부가가치 첨단 미래산업인 반도체의 미국 내 투자를 독려하고 있고 공급망 불안정에 위기를 느낀 글로벌 기업들은 소비 시장 중심으로 제조 및 공급망 재편을 서두르고 있다

여기에 여전히 매력적인 중국 내수시장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의 2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대안으로 ‘차이나 플러스 원’ 이라는 글로벌 조달 전략이 활발해지고 있다

즉 중국 내수시장을 위한 제품 및 부품 조달은 중국내에서 해결하고 중국 외부 글로벌 시장은 기존의 중국 물류로부터 보다 안정적이고 성장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다

그 최대 수혜국이 바로 베트남이다

일례로 애플은 폭스콘을 비롯한 대형 협력업체들이 다투어 베트남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인력난

이들 기업들은 첨단 제조 및 조립 장비를 설치하지만 생산자원의 핵심은 여전히 숙련된 인력이다

따라서 숙련된 기능 인력들에 대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고 수급 불균형에 따라 이들에 대한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기 시작하였다

불과 몇 년 전만 하여도 베트남내 인기기업의 대졸 초임은 800만동(40만원) 이었으나 지금은 1,200만동(67만원)을 넘어섰고 영어가능자 1,400만동, 한국어 가능자는 1,600만동(90만원)으로 치솟았다고 한다.

애플도 글로벌 소싱 전략에 변화를 보이면서 베트남 제조 공급 라인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요 협력업체인 폭스콘에서 주력 사업부인 홍하이 정밀가공업은 베트남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별도의 사업체를 설립하였다고 한다

애플의 주요 협력업체인 Luxshare, Goetek, BYD 같은 폭스콘의 경쟁사들도 베트남으로 몰려들고 있다

현재 폭스콘의 베트남 공장은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로 약 6만 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인원을 늘릴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이들 협력업체간 인력 쟁탈전이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IT 디지털 시장

현재 휴대폰 시장 점유을 2위인 샤오미는 Made in Vietnam 제품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하기 베트남 북부지역에 공장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샤오미는 베트남에서 생산된 재품으로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 국가로 수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구글도 스마트폰 픽셀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이전하여 본격적인 휴대폰 생산에 뛰어들었다

이미 베트남으로 저가형 픽셀 4A 생산시설을 이전한 바 있는 구글은 옛 노키아 공장을 스마트폰 공장으로 개조해 본격 생산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베트남에 공장을 세우고 규모를 확대하는 등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한편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앞다투어 베트남 진출을 서두르면서 엔지니어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국내 굴지 기업은 작년 말 다낭에서 기술인력을 모집하면서 경력자 임금을 2,000 달러로 제시한 바 있다

온라인 시장

현재 스마트폰 공급량이 1억대를 넘어섰고 5G 통신망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면서 정보통신 중심의 디지털 산업구조로 변신하고 있는 베트남에서는 온라인 관련 산업에 발전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미 온라인 사용 건수는 104건/인을 넘어서면서 동남아 평균 66건을 넘어 동남아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주로 신발 의류 등 비용이 민감한 제품들의 온라인 구매가 활발해서 이용자가 이미 5,100만명을 넘어서면서 전년비 13.5%의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은 인도네시아가 가장 크고 베트남이 빠르게 2위권으로 진입하고 있다

이 온라인은 비단 대도시만이 아니고 지역적으로 많이 떨어진 농촌 지역에서도 활발하게 이용되면서 성장잠재력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온라인 기반의 각종 서비스 및 교육사업이 발빠르게 베트남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금융지주 회사들도 핀테크 전진 기지를 확대하면서 온라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는 베트남 에게는 매우 힘든 시기였고 경제 침체 및 수많은 사람들의 일자리가 무너지는 등 어려운 시간이었으나 이를 계기로 산업구조를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 따라서 저임금 중심의 섬유 봉제 재화 산업에서 고부가가치 디지털 정보통신 사업으로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다

여기에 전세계 공급망 재편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의 Decoupling 전략이 현실화되면서 ‘China + 1” 또는 베트남으로의 이전을 서두르고 있다

여전히 코로나는 위협적이고 불안정하지만 이미 하노이를 비롯한 대도시에서는 코로나 이전의 분위기로 돌아가는 상황이다

여름 밤이지만 제법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귀국 차 하노이 공항으로 가니 3시간 전에 도착했음에도 발 디딜 틈이 없다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와 인천 비행기가 1시간 시차로 겹치면서 탑승객과 환송객들이 한데 엉켜 공항은 북새통을 이룬다

간신히 줄을 찾아 뒤에 섰지만 긴 줄은 요지부동이다

자연 형성된 줄이라 중간중간에 합류하는 새끼 줄이 이어진다.

그야말로 줄을 잘 서야 덜 손해보는 느낌이다. 중간에 자꾸 늘어나는 새끼줄이 영 신경이 쓰이지만 다들 무관심한 표정들이다. 앞자리에 새치기하면 바로 들고 일어나는 한국과는 영 딴판이다. 인내심이 탁월한 것인가? 자기 이익을 주장하지 못하는 문화 탓인가? 궁금해진다. 그래도 시간이 많으니 인내심을 발휘해 본다

결국 2시간 꼬박 서서 기다린 끝에 탑승 수속을 마칠 수 있었다. 다리가 저려온다.

갑자기 웬 사람들이 한 무리 출구 쪽에서 역으로 들어와서는 안하무인으로 첵크인을 시작한다. 베트남 사람들은 모두가 무슨 일인가 쳐다보지만 정작 제재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한국 관광객이 분명하다 그들은 모두 요령 좋은? 가이드를 칭찬할 것이다 그러나 덕분에 무작정 더 기다려야 되는 베트남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내가 손해 본 시간보다 한국인에 대한 베트남인들의 인상이 더 신경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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