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는 베트남 민족의 시조인 훙왕의 기일을 기리는 국가적 규모의 축제가 베트남의 북부 푸토성 비엣찌에서 거행되었다. 수많은 인파들이 훙왕 사당에 몰려와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축제를 즐겼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 베트남 남서부 지역은 북부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리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왜냐하면 이 지역은 캄보디아와 비교적 긴 국경을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코로나19 확산에 지역 봉쇄
캄보디아는 지난 2월 20일 발생한 3차 코로나 지역 감염사태로 국가적 비극의 벼랑 끝에 서 있다. 만약 캄보디아가 확산세를 차단하지 못한다면 의료 시스탬 전체에 과부하가 결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세계보건기구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에 처해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2월 중순에 캄보디아에서 나타난 영국발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B.1.1.7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변이 바이러스는 다른 바이러스보다 쉽게 퍼져 캄보디아 전역에 더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예컨대 현재 발생하고 있는 캄보디아의 확진자들은 대다수 이 변이 바이러스와 관련이 있고, 특히 이중에서 중국인 4명이 호텔에서 격리 중 뇌물을 주고 격리를 벗어나 다른 여러 지역을 방문함으로써 캄보디아에서 가장 심각한 코로나 상황을 맞닥뜨리게 했다.

코로나19는 지난 2주 동안 프놈펜에서 식당과 시장, 영업점, 개인적 사모임 그리고 파티 등에서 확산되었다. 캄보디아 정부는 불교가 국교인 이 나라에 모든 종교활동과 행사 및 각종 모든 모임을 금지시킨 상태이다.

현재 캄보디아 정부는 연일 확산되는 코로나를 차단하기 위해 프놈펜 수도 및 칸달성의 타크마우시에서 14일간 봉쇄조치를 강화하기로 추가 결정을 내렸고, 이러한 봉쇄명령은 지난 15일에 시작되어 이달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육로건 수로건, 이동이 쉬운 베트남과 캄보디아

베트남은 캄보디아와의 변경이 북부와 중부와 달리 상호왕래가 매우 쉬운 지리적 여건을 갖고 있다. 북부와 중부지역은 높고 험준한 쯔엉선 산맥의 지세로 인해 사람들이 왕래하기가 쉽지 않지만 남서부는 그렇지 않다.

쯔엉선 산맥의 강한 지세가 남서부에 와서 비로소 꺾이기 때문에 산이 있다 해도 그다지 높지 않아 사람들이 숲을 헤치고 얼마든지 왔다 갔다 하는데 용이하다. 더욱이 남서부의 대부분의 지역은 메콩강의 삼각주에 속하기 때문에 강의 지류를 따라 배를 타고 베트남으로 넘어오는 것 역시 어렵지가 않다.

또한 베트남의 남부 끝자락은 해안선으로 형성되어 있기에 바다위에 수많은 크고 작은 섬들을 이용해서 해로로 베트남의 연안에 접근할 수가 있다. 이 부분에서는 보통 3개의 경로가 있다.

첫째는 캄보디아에서 배를 타고 섬에서 섬으로 이동하여 베트남의 연안 끼엔 쟝 성으로 진입하는 경로이다.

둘째는 비행기로 관광지로 잘 알려진 푸 꾸억 섬으로 이동하여 푸 꾸억에서 다시 배로 연안에 진입하는 경로이다.

세 번째는 푸 꾸억 섬에서 비행기를 타고 베트남 대도시로 이동하는 경로이다. 예컨대 캄보디아에서 푸 꾸억 섬으로 푸꾸억 섬에서 비행기로 노이바이 공항에서 내려 하노이시와 하이퐁시로 이동해 이 두 지역에 코로나가 크게 확산되기도 했다.

최근 캄보디아의 코로나 확산 상황이 베트남 대중매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전파되고 있다. 베트남은 한 달 보름 이상 지역사회에서 감염사례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에서 사업이나 장사를 하는 베트남인들이 변경지역의 매우 편리한 지리적 여건을 활용해 불법으로 자유롭게 베트남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베트남 정부는 매우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캄보디아에 생활하는 베트남인들이 베트남을 넘어오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었고 베트남에서도 잠시 일용직이든지 아님 며칠 일감을 찾기 위해 캄보디아에 가서 잠시 체류하다가 다시 베트남으로 돌아오는 것이 너무 수월하다보니 마치 두 나라가 한 나라인 것처럼 왕래하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이러다보니 본인이 베트남에 전염병을 가지고 오는 원인이 되는 것을 의식하지 못할 정도이니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다.

베트남, 캄보디아서 베트남으로의 밀입국 단속 강화

이 때문에 지난 17일 응웬 타잉 롱 베트남 보건부 장관은 캄보디아와 변경지역의 중심인 가장 불법입국자가 많은 끼엔 쟝 성을 중심으로 빙롱, 컨터, 동탑, 롱안, 안쟝, 띠엔 쟝, 벤째, 짜빙, 허우 쟝, 박 리에우, 까 마우 그리고 속짱과 같은 남서부 여러 성과 도시에서의 코로나 방역 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보건부장관과 4명의 차관이 이끄는 5개의 검열 대표단을 결성해 코로나 감염차단과 방역을 위해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고 있다. 이 지역에 불법입국을 막기 위해 국경수비대 사령부까지 동원되고 있는 실정이다.

베트남은 한국과 달리 중국, 라오스, 캄보디아를 합쳐 4,600㎞나되는 길게 연결된 국경을 접하고 있다.

한국은 사실 중국으로부터 날라오는 비행기만 미리 막아 초기 대응만 신속히 했다면 코로나로 인해 이렇게 국가적으로 경제사회적 손실이 크지 않았을 것이다.

베트남 정부는 우리와 달리 초기 대응에 성공했음에도 변경지역의 취약성 때문에 특히 캄보디아에서 베트남인들이 갖고 오는 바이러스를 매우 긴장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베트남 정부는 지난 21일에 국가 시조인 훙왕의 기일을 축제하는 대대적인 문화행사를 소화해 냈다.

그런데 이제 앞으로 다가오는 5월 23일에 대대적인 정치행사인 국회의원 총선거를 소화해 내야 한다. 베트남에서는 국회의원 선거를 대축제(Đại Lễ)라고 불러 국민 모두가 투표장에 나가야 하는 부담 때문에 정부로서는 또 한 번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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